향일암 일주문을 지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긴 의자가 보였어요.
온통 초록빛에 둘러쌓인 이 오르막 길에 편안한 안식처같은 그 곳에 잠시 앉아 숨을 고릅니다.
문득 이 길에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을지.. 그 옛날 이 곳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향일암은 까마득한 먼 옛날 삼국시대 644년,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처음에 원통암이라고 지었다 하지요.
임진왜란 때에는 승려군의 본거지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몇 번의 이름이 바뀐 뒤에 해 뜨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여 오늘날의 향일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대요.
한동안 유행어 창조기였던 선덕여왕 드라마!
엄청난 인기를 누렸었죠.
원효대사님의 모습이에요.
해골물이야기로도 유명하죠.
661년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길에 날은 저물어 어느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새게 되었는데요,
밤중에 잠을 청하다 목마름에 잠에서 깨어나 물이 담긴 바가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물을 시원하고 달게 마신 원효대사님은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깜짝 놀라게 되죠.
원효대사님이 밤을 피해 들어왔던 동굴은 다름아닌 오래된 무덤이었고, 어젯밤에 마셨던 물이 다름아닌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어었던 까닭이었죠. 그것도 수많은 벌레가 가득 보이는 주변에 놓여있던..
이를 알자마자 갑자기 극심한 복통과 구토를 느낀 원효대사님은 그때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편안한 잠자리라고 생각했던 곳이 무덤이었고,
달고 시원해 맛있게 마셨던 물은 해골바가지의 썩은 물이었던 것.
결국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라는 깨달음을 얻고 유학길의 필요성을 더이상 못 느끼게 되었다하죠.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갑자기, 향일암 올라가던 길을 힘들어했던 저의 마음에 작은 속삭임을 전해봅니다.
자! 원효대사님의 가르침을 얻어 다시 즐거운 발걸음을 옮겨볼까요!!조금 더 걸어올라가니 정말 귀여운 동자스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불언
나쁜 말을 하지 말라
험한 말은 필경에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
악담은 돌고돌아 고통을 몰고 끝내는 나에게 되돌아오니
항상 옳은 말을 배워 익혀야하리
그리고 저 멀리 또 귀를 닫고 있는 또 한 분의 귀여운 동자스님이 계십니다.
불문
산위의 큰 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도
평정을 잃지 않는다
불견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하지 말라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하리
살면서 정말로 깨닫고 있어야 하는 세가지 가르침이 아닌가 합니다.
나는 이 세 분의 동자스님들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곧 지나가게될 등용문에 대한 안내를 읽어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난관에 있어 물러섬이 없이 승승장구하여 용이 될 수 있도록 부처님 전에 간절히 기원하는 문이군요.
자!
바로 이 등용문을 지나 저도 아직은 험하게만 느껴지는 물살에 굳굳하게 견뎌내어 승승장구 하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향일암 해탈문에 올라가기전 맞이하는 첫번째 바다 풍경.
세상 시름을 모두 잊게 해주는 자연의 모습이네요..
동백꽃이 필 때, 꼭 또 한번 오고 싶습니다.
잠시 숨고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도 있어요.
여기서 멈출수는 없어요! 바다 풍경을 보고나니 더더욱 향일암을 향해 힘을 냅니다.
이렇게 거대한 돌틈 사이의 공간에 길이라니...
해탈문을 지나가며 마음을 비워봅니다.
해탈문을 지나가는 길목 한쪽 벽엔 이렇게 동전들이 올려져있어요.
이 곳을 오고간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바램을 마음에 담아 아마도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해요.
해탈문을 지나서도 향일암 대웅전까지는 아직도 이렇게 높은 계단을 올라가야합니다.
이젠 더이상 힘들지않아요.
아니 이 문양은!!!!!!!!!!!
바로 거북이 등 모양이 아닌가요!!!!!!
옛날 사람들이 거북이 등 모양으로 새겨놓은 것이라 해요. 참 대단합니다.
올라가는 길에 또다시 보이는 바다 풍경에 잠시 할 말을 잊고..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베일을 벗는 향일암 대웅전....
대웅전에 도착했습니다!!!!!
2009년도 12월에 화재로 소실됐다가 2012년 5월에 다시 복원된 대웅전이라고 해요.
소중한 우리 문화 유산...
대웅전 앞에는 이렇게 수많은 소원지가 달려있어요.
향일암 타종도 보입니다.
향일암이 내려다보는 이 넓고 넓은 남해 바다를 아마도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나서 여기저기를 둘러봅니다.
하늘과 땅을 가르키는 듯한 손짓을 하는 금빛 동자스님도 보입니다.
미니어처 세 분의 동자스님이 또 보입니다. 귀여워요!
시간이 많이 늦어져 저희는 평지길을 따라 내려가기로 했어요.
원효대사 좌선대를 못보고 온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또다시 와보리라 마음을 먹으며 돌아섭니다.
인자한 표정을 짓는 듯한 거북이 석상에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
평지길쪽으로 난 문이예요.
평지길로 내려가는 길에도 맞이한 바다풍경!!!
평지길로 내려가던 길에 발견한 개양귀비꽃.. 6월의 꽃답게 활짝 피어있습니다.
향일암에서 내려오는 길에 왠지모르게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 좋은 마음을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자! 이제 또 어떤 즐거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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