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갑내기 커플로 가끔 재미난 내기 게임을 한다.
내기의 대상은 여러 가지가 된다. 둘 다 너무나 좋아하는 떡볶이라든지, 아이스크림, 그 밖에 어른들만 아는 그 어떤 것들이다.
이번에 그 내기 승부를 겨루기위해 체스를 한다.
넷플렉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퀸스 갬빗(Queen's Gambit)'을 정주행하던 복실곰돌이가 체스의 매력에 푹 빠져 선뜻 승부를 제안 해온 것이다!
우연히도 둘다 어렸을 때 체스를 해본 경험이 있어 서로의 실력을 확인할 겸 승패를 가리기 위한 무시무시한 시합에 돌입한다.
승부는 결정났고 누군가는 승리를 축하하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나도 아이스크림 한 입만.......
혹, 해리포터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The Philosopher's Stone)'에서 나온 해리와 론이 함께 체스를 두던 장면 생각나시나요?
체스는 대략 1,500년 이상 존재해오며 군사 작전의 도구였다고도 알려져 있어요.
근데 체스의 시작이 인도라는거 아세요? 저도 깜놀..
전설에 의한 체스의 가장 최초 시작은 1세기 전 인도의 굽타 왕조에서라고 해요.
전장에서 죽은 어린 왕자로 인해 슬픔에 가득 찬 어머니를 위해, 형이 전쟁을 달리 표현하기 노력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군사용어인 '네 개의 사단'을 의미하는 '차투랑가'가 체스의 원래 이름이었고 페르시아로 퍼지면서 왕을 뜻하는 'shah', checkmate를 뜻하는 'shah mat(왕은 무력하다)'와 같은 지금의 이름과 용어들을 갖추게 되었죠.
이후, 이슬람이 페르시아를 정복하면서 체스는 중동으로 전파되고 그곳에서 칼리프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게임이 되었답니다.
또한 실크로드를 통해 체스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도 알려지고 중국에도 전해지는데, 중국에서 '샹치'로 알려진 이 게임은 체스가 동양적 사상에 맞게 변형이 된 것입니다.
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장기로, 일본에서는 쇼기로 자리를 잡게되죠!
체스는 유럽으로도 전파되어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게 됩니다.
체스 말은 흑과 백 각각 16개씩이고 체스 기물의 각각 명칭은 킹(King), 퀸(Queen), 룩(Rock), 비숍(Bishop), 나이트(Knight), 폰(Pawn)으로 설정되는데, 유럽의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이 명칭들처럼 체스는 중세시대와 깊은 관련이 있어요.
아마 '카멜롯의 전설', '원탁의 기사'이란 영화를 한번쯤 접해보셨다면, 영화에서 나오는 아더왕, 기네비어 왕비, 충직한 랜슬롯 기사, 그리고 마법사 멀린과 같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체스에서 느끼지는 진한 유럽 중세시대의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지도 몰라요.
또, 영화의 마지막 프리덤~~을 외치며 끝났던 멜 깁슨 주연의 '브레이브 하트'나 영화 '하이랜더'에서도 중세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죠. 특히나, 중세시대를 대표하는 기사(Knight, Chevalier)들의 모습을 보며 여성들의 마음은 두근 세근!
우리가 아마도 세계사에서 귀가 따갑게 배웠던 유럽의 중세시대! 신분제 사회로 엄격한 계급이 있었으며 기독교와 봉건 질서를 중심으로 이뤄진 사회였죠.
그 중세 사회의 모습이 바로 이 체스판 안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참 재밌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말 나온 김에 체스 기물에 대해서도 조금 알아볼까요!
폰(Pawn)은 우선 중세 사회에서도 농노, 일꾼이죠. 현실세계에도 그렇듯 체스판 위에서도 이들의 수가 가장 많아요. 이들은 전쟁이 났을 때 병사로서의 역할도 하죠? 용감하게 나가 싸워 성과를 거둔 병사에게 중세시대 왕은 무엇을 내려줬을까요? 바로 승진이죠!!
그래서 체스에서도 폰(Pawn)이 상대편 진영 끝자리까지 가면 승진 프로모션의 기회를 얻는답니다. 룩, 나이트, 비숍, 퀸.. 원하는 대로 골라골라!
룩(Rock)은 성(Castle)이라고도 불리며 중세시대에 요새였고 피난처였으며 왕의 집이기도 한 곳이죠. 이 성(Castle)은 왕을 보호합니다.
체스에서는 최초 배치에서 중앙에 위치한 왕을 보호하기 위해 캐슬링(Castling)이라는 룰을 사용하기도 해요!
나이트(Knight)는 바로 중세의 기사! 직업군인이죠. 중세시대의 매력적인 캐릭터죠.
주로 말을 타고 있는 이미지로 그려 지기 때문에 체스에서도 말의 형상을 한 기물이 바로 나이트(Knight)에 해당합니다!
특히 영화 '레이디 호크'에서는 말타고 다니는 이런 나이트(Knight)의 진정한 모습을 엿볼 수 있죠.
또한 바로 아래 설명드릴 비숍(Bishop)의 탐욕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중세시대 타락한 교회의 모습 때문이었는지 많은 영화 속에서 중세시대 비숍들의 모습은 탐욕스럽게 묘사가 되어있는 것 같아요!
비숍(Bishop)은 아마도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표작인 '삼총사(The Three Musketeers)'를 통해서도 그 느낌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뒤마의 삼총사를 각색해 만든 만화영화 '달타냥의 대모험'이라든지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주연의 '아이언 마스크'를 통해 보면 당시 추기경 또는 주교의 모습이 어땠는지 보여주죠!
퀸(Queen)은 체스판에서 유일한 여성이죠. 그리고 록과 비숍의 움직임을 합쳐놓은 것과 같은 강력한 움직임을 가지는 기물입니다.
좌우, 상하, 대각선 모든 방향으로 이동 가능한 전투력은 모든 기물 중 최강이죠.
상당히 남성 중심적이었을 것 같은 중세시대에서 참으로 체스판 위의 퀸이 가지는 막강한 힘은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초창기 중세시대의 왕비의 이미지에서 아마도 차츰 강력한 여왕의 이미지가 입혀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스페인이 아랍계 이슬람인들 즉, 무어족의 지배를 대략 760년에서 1490년 가지 800년간 받았고 그들을 통해 체스가 스페인에 전해졌죠. 이후 15세기 즈음 스페인이 한창 번성할 시기 체스 또한 스페인에서 유럽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는데, 지금의 퀸(Queen) 기물은 당대 스페인의 군주이자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아사벨라 1세의 이미지가 크게 반영됐다고 해요.
그녀는 바로 콜럼버스의 신항로 개척을 지원해 신대륙의 존재를 유럽에 알린 여왕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렇게 보니 퀸(Qeen) 기물이 모든 방향으로 이동 가능한 막강한 전투력이 이해가 되네요. 퀸(Queen) 기물의 특징을 봐도 왕비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여왕의 이미지에 더 어울릴 것 같네요. 재밌습니다.
마지막으로 킹(King)입니다. 체스판에서 가장 키가 큰 기물이죠. 또한, 어떻게 보면 체스판에서 가장 역할이 없는 기물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황제는 로마 제국과의 증명된 정통성을 중요시합니다.
워낙 독립된 지방도 많았고 군주도 스스로를 그 지역에서는 왕이라 칭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이미지가 체스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지금도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몇몇 나라들의 아직도 남아있는 왕들의 모습을 보면 실상 이름뿐인 왕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자! 체스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셨나요? 마인드 스포츠라는 체스는 요즘 어린아이들도 많이들 배우고 즐기고 있다고 하죠.
퀸스 갬빗에서 나온 내용이기도 하지만, 냉전 시대 구 소련에서는 엄청난 체스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습니다.
사실 체스하면 러시아죠! 거의 한 세기를 러시아 선수가 챔피언 자리를 맡아왔죠.
러시아의 특성상 겨울이 한없이 길고 혹독하게 추워서 아마도 집안에서 할 겨울 놀이로 체스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도 드네요.
참! 사실 갬빗은 체스 용어이기도 해요. 자신의 기물이나 폰의 희생으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초반의 수란 의미가 있답니다.
그리고 퀸스 갬빗(Queen's Gambit)은 백이 폰 하나를 일시적으로 희생해서 포지션의 이점을 취하는 오프닝 중의 하나라는 것!
가끔 무료할 때 체스를 한번 연습해볼까~~ 생각이 드신다면 추천드리는 사이트예요.
전 세계 체스인들과 겨뤄볼 수 있는 곳입니다. 앱으로도 사용 가능해요! 가끔 플레이하다 보면 한국인으로서 지면 안되지~~ 라는 이상한 사명감도 가지게 됩니다 허허
체스를 조금 더 잘 알고 싶다 하신다면 체스 관련 교재들도 상당히 많다는 사실!!
체스가 전장의 모습이 표현된 작은 세계라고 생각하신다면 전쟁에 나가기 전 전술을 제대로 익혀야겠죠~~!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체스 기술 관련 책들입니다. 책만 있네요... 예전엔 그래도 열심히 체스를 두었는데.. 끄응
오른쪽 보비 피셔는 미국의 체스 영웅으로 불린 그랜드 마스터죠!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 '레이디 호크(Lady Hawk)'의 감동적인 장면을 올리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내일도 '나 연애한다. 힛!'
♥따뜻한 공감 하나, 댓글 하나에 글쓴이는 햄볶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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