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는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이른 아침과 저녁에는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불긴 하지만 낮에는 정말 따사로운 햇볕 덕분에 등짝이 따뜻해지더라고요. 봄을 잔뜩 만끽하고싶은 마음에 동네 근처에 있는 봉제산에 올라갔어요. 봉제산은 화곡본동과 등촌에 걸쳐 넓게 자리를 잡고 있는 산이랍니다.
개나리가 방끗 반겨주네요! 긴 겨울을 보내고 어느새 노란 빛깔을 뽐내는 개나리에 제 마음도 봄비에 촉촉 젖은 듯 말랑말랑 해집니다.
산을 오른지가 어언 일년은 다 넘은 것 같은지 후들거리는 제 다리가 그 사실을 다시끔 상기시켜줍니다. 여기가 정상인가 싶어 전망 사진을 한장 남겨보아요. 그런데 나무들로 인해 아주 훤한 전망 사진을 얻진 못했습니다. 이 나무들도 곧 새옷을 갈아입고 언제 그랬냐는 듯 더욱더 푸르름으로 빛을 내겠죠?
사실 봉제산에 한두번 오르긴 했지만 이렇게 까지 멀리 온 적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안에 들어가서 쉬었다 가는 곳도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다리 아프신 어르신들에게는 참 다행이겠다 싶습니다.
오름길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너무 멋졌어요. 어서 더 멀리 더 높이 걸어가봅니다. 앞에 가시는 아주머니의 걸음이 상당히 빠르셔서 도저히 따라잡기가 어렵네요. 요즘들어 체력의 한계를 부쩍 느끼고 있는 저는 더욱더 운동 의지를 불태워야겠어요. 안그래도 봄도 오고 하니 주말마다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어느 지점에 올라와서 보니 이렇게 비가 있더라고요! 뭔가 싶어 자세히 보니 봉수비더라고요. 이곳이 바로 봉수대인가봅니다. 백제 상고시대부터 봉화를 올리던 곳이래요. 어떤 모습으로 봉화를 올리던 곳이었을지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봉제산은 강서구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산이에요. 화곡동 여러 동을 비롯해 등촌동까지도 인접해있는 산이지요. 강서구청에서 1997년에 표석을 세웠는데 원래 공원이 조성될 당시엔 흰돌이 주변에 많아 백석공원으로 불렸대요. 그러고보면 근처에 백석초등학교와 백석중학교가 있지요.
봉제산 꼭대기 근처에는 작은 절이 하나 있는데 바로 법성사예요. 200여 년 전에 벽암스님이 작은 토굴을 만들어 수행하던 곳에서 시작했대요. 그래서 그런지 동네를 다니다보면 가끔 스님들의 왕래를 볼 수 있는데 아마도 법성사에 오가시는 스님들이신가 추측해봅니다.
봉제산 근처에는 KC대학교도 있고요. 가장 가까이엔 우장산이 있는데 우장산 쪽 한국폴리텍대학 앞에는 은행나무 터널이 있답니다. 봄에는 살구꽃과 왕벚나무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플라타너스 숲의 향연이 지속되죠. 우장산은 양천 현감이 기우제를 지내던 산이었대요. 세 번에 걸쳐 기우제를 올리면 마지막에는 꼭 비가 내렸다고 해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서 한번 살펴보고~ 다시 갈 길을 향해 걸어봅니다. 참, 지도에서 보이는 책쉼터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해요. 화곡본동쪽에서 가까운 책쉼터는 오전 9:00시부터 18:00시까지 운영(월요일은 휴일이에요)하고 책 대여는 안되지만 조용히 책을 읽고 싶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을때 이용하면 참 좋은 공간일 것 같아요. 책쉼터 바로 근처에 주차도 가능하고 주차비도 1시간 기준 600원이라고 해요. 아이들이 뛰어놀 앞마당도 넓어서 좋고요. 유아도서부터 성인도서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도 참 괜찮은 책쉼터같습니다.
얼마쯤 더 걷다보니 오리나무쉼터이자 체력단련장이 나옵니다. 한국은 어딜가나 동네 곳곳에 이런 운동 기구들이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마치 모두가 건강하자!를 소리없는 목소리로 외치고 있듯 한국인 모두가 건강식과 운동에 참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있지요. 매스컴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저 역시 장을 볼때에도 늘상 건강식에 대한 생각을 꼭 하게됩니다.
사색하기 좋은 길에서 맑은 하늘도 바라보고 주변도 한번 더 둘러봅니다.
그러다 포착한 진달래! 어느새 진달래 피는 봄이 왔네요. 유난히 올해 봄꽃 개화소식이 늦어서 3월 말이 다 되어가는데 서울은 아직도 벚꽃 개화도 안된 곳이 많더라고요. 제주 서귀포에도 올해 벚꽃은 3월 24일쯤 개화소식을 알렸고 서울은 작년에 비해 9일정도 늦어진 4월 3일에 개화소식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벚꽃 축제가 계획된 곳들은 아직 개화전이 벚꽃들로 인해 축제분위기가 사뭇 가라앉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특히 여의도 벚꽃축제는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5일간 진행이 될 예정이더라고요. 또,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3월 27일부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벚꽃이 피지 않아 벚꽃없는 벚꽃 축제를 맞이하게 되었지요. 강원도 강릉 경포 벚꽃축제도 3월 말에서 4월 초에 열린다고 하니 혹여나 강원도 여행 가실 분들이 계신다면 이번 기회에 강릉에서의 벚꽃 구경을 한번 노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에 설치된 달빛무지개분수도 봄을 맞아 4월 1일부터 다시 재가동한다고 하죠? 총 380여 개의 관을 통해 1분에 한강 물 190여 톤을 뿜어내는 달빛무지개분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 다양한 음악과 다채로운 조명에 맞춰 분수 쇼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시간 날때 꼭 한번 방문해서 구경해보는 재미도 있겠어요. 또, 뚝섬한강공원 음악분수와 여의도한강공원의 물빛광장 분수도 역시나 가동에 들어간다고 하니 모두들 이제 봄을 지나 여름까지 맞이할 각오 되셨나요~?
진달래는 봄꽃 중에서도 개나리와 함께 일찍 피는 꽃이죠. 김소월의 시에도 등장하는 진달래는 그야말로 토속적인 향취가 가득한 꽃이기도 해요. 여린 꽃잎의 분홍 빛깔이 참으로 우리 조상들과 많이 닮기도 했습니다. 간혹 진달래와 철쭉이 구분이 안되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진달래는 철쭉과 달리 식용으로도 가능한 꽃이에요. 그래서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했지요!
또, 진달래는 사진에서처럼 나뭇가지에 잎이 없이 꽃이 먼저 피우고 철쭉은 잎받침이 있는 상태에서 꽃을 피우지요. 또, 철쭉은 진달래보다 훨씬 뒤늦게 피는 꽃이랍니다.
이렇게 잎받침과 함께 같이 피우는 꽃이 철쭉이에요. 철쭉은 보통 건물이나 아파트 단지내 또는 공원 내에 조경을 위해 심는 경우아 많아서 나무도 작기도 작고 관리된 듯한 느낌을 주지요.
화전을 이야기하니 다양한 봄꽃으로 만든 화전이 너무 먹고싶어서 사진을 찾아봤어요. 눈이 더욱더 즐거워지는 화전이죠?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는 참으로 알면 알수록 대단함을 느낍니다. 아이들과 함께 봄철 화전만들기에 도전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걷다보니 이렇게 넓직한 공간도 나오네요. 배드민턴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고 아이들끼리 달리기를 해도 손색없는 멋진 공간입니다. 저는 배드민턴을 참 좋아해요. 그 첫번째 이유로는 배드민턴 채와 공이 모두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서지요. 무거운 운동기구를 가지고 어딘가를 가야한다면 의욕부터 사라질 것 같답니다. ㅋㅋ
뭐가 걸려있길래 보니 맹견 5종에 대한 목줄과 입마개 필수착용 플래카드입니다. 예전에 핏불테리어 실제로 봤는데 주인한테는 한없이 순둥순둥한 녀석이지만 타인에게는 정말 두려운 대상이 될수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교육시키냐에 따라 달라지긴 한다지만 이들의 턱은 무시무시해요. 한번 물면 결코 억지로 떼어낼 수 없을만큼 초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지요. 때문에 외부에서 함께 산책할 시에는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는 필수일 것 같습니다.
어디쯤 왔나 위치 확인 한번 해보고요~ 봉제산이 은근 넓어서 시작 지점부터 끝지점까지 걷다보면 한두시간은 금새 가겠더라고요. 화곡2동쯤에서 시작해서 등촌동까지 가는 길인데 숨이 차오릅니다.
그래도 곳곳에 연하디 연하게 수줍은 모습으로 지나가는 행인의 마음속도 사르르 녹아내는 진달래 꽃을 보니 이내 힘든 마음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어지네요. 진달래꽃에는 수술이 10개 암술이 하나라는데 사진처럼 저렇게 길게 나와 있는 아이가 암술이래요. 그리고 정말 철쭉과는 다르게 나뭇가지에서 꽃이 바로 피지요?
진달래 꽃의 향연~~~
봉제산은 봉황이 알을 품은 것 같은 형상이라 봉제산이라고 불리었대요. 잣나무숲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가을에 잣이 떨어지면 주우러 한번 올까 생각이 들어요. 국내산 잣은 정말 너무나 비싼 몸값을 자랑해서 명절때만 먹을 수 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그렇게 봉제산을 정복하고 난 후 도착한 등촌동 백종원 맛집 거리에 있는 앤드버거!!!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네 버거집은 자이온이에요. 예전에도 한번 자이온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죠?
정말 최고의 버거 맛집이라고 소개해도 과분하지 않은 맛집 중의 맛집이랍니다. 특히 자이온 버거의 커피는 와우... 어떤 커피집보다 맛있습니다. 커피를 잘 모르는 이가 와서 마셔도 중독될만큼 맛이 기가 막힙니다!! 정말 적극 추천하고요. 하지만 오늘은 자이온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기도 하고 앤드버거도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한번 맛도 비교해볼겸 찾았지요!
메뉴를 보며 뭘 먹을지 아주 신중한 고민에 빠집니다.
머쉬룸더블치즈버거 세트 하나와 기본에 충실한 구운양파치즈버거 세트 하나를 선택합니다.
드디어 왔어요~~~!!
양념된 버섯이 햄버거의 다른 재료들과 잘 어울려 한입안에 정말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죠?
빛깔 한번 더 감상하고 식사를 하겠습니다.
식사하는 마음가짐. 식탁이 빨간색이라 음식을 더 맛있게 보이게 하네요.
구운양파치즈버거 세트를 시켰는데 감자튀김이 실종되어서 여쭤보니 단품 주문으로 잘못 되었더군요. 뭔가 휑한 그릇에 너무나 초라한 버거크기에 약간 실망감이 없잖아 있더라고요 ㅎㅎ 알바분이신지 아니면 사장님이신지 모르겠지만 홀에서 서빙하시는 분께서 저희의 반응을 살짝 눈치채신듯 했습니다.
머쉬룸더블치즈버거 반으로 잘라서 비주얼 보고 폭풍식사 시작!
정말 게눈 감추듯 엄청난 속도로 한끼를 헤치웠습니다.
들어갔을때 남는 자리가 없어서 창가의 빨간 테이블 석에 앉긴 했는데 먼지가 가득해서 냅킨으로 닦아야 했어요 ㅠㅠ 사진처럼 창가에 앉아서 여유있게 먹고 싶었지만 참 아쉬웠습니다. 햄버거는 참 맛있는데 크기면에서는 조금 아쉽더라고요. 수제버거집이 다 그렇지만 가성비 부분에서는 참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는데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남습니다. 규모적 부분에서 자이온 같은 버거집과 동네에서 경쟁한다라고 하면 친절도 부분과 청결도 부분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맛있는 집도 친절함과 청결함때문에 또다시 가게 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등촌동 백종원 맛집 거리가 나오죠! 사진에서처럼 등촌동 최월선 칼국수집, 루브레드 빵집, 그리고 매번 도전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던 띠아낭 베트남 국수집, 감성초밥, 틈새라면, 웜테이블, 코끼리만두, 간판없는 햄버거집이 근처에 있고요!
조금 더 등촌역쪽으로 건너가면 브런치로 유명한 고양이 똥, 저의 최애 자이온, 이탈리인 파스타 시칠리안, 그리고 화곡동에서 유명한 김종용 누릉지통닭집도 있지요~~! 백종원 오기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한번 인기몰이를 하고나니 상권이 살아나서 사람들이 엄청 찾는 맛집로드가 되었더라고요. 역시 매스컴의 파워가 엄청나긴 하나봅니다. 감성초밥에서도 맛있는 식사를 했었는데 역시나 추천드리고 싶은 맛집 중 맛집입니다. 1인 사장님의 조용한 손님대응도 너무나 만족했고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점프이동~!
이 곳은 바로 간판없는 햄버거집!!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간판없는 햄버거집은 주중에서 토요일까지 오전 9:00시에서 저녁 18:00시까지만 운영해요. 다음에 쉬는 주중날 꼭 와서 한번 먹어보리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늘도 너무나 즐거운 하루를 보냈네요. 그럼 모두들 다음 포스팅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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