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안동에 왔어요.
안동은 예전부터 늘 한번쯤 와보고 싶었지만 크게 기회가 닿지않아 이제야 와봅니다.
오늘은 안동에 있는 고택에 숙박을 할 예정인데요. 아무래도 시내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있는 곳으로 중간에 시장에 들려 저녁 먹을 것을 사들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도착한 안동 중앙신시장!
길건너 바로 앞에 안동 중앙신시장 주차장이 있어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데 아쉽게도 오늘은 장날이 아니더라고요.
안동 중앙신시장의 모습!
사뭇 한가하기는 해도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저녁 먹을거리로 뭘 사야하나 고민하면서 고개를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눈에 띈 이 것은?
바로 닭발편육!!!
저는 돼지편육의 그 쫄깃쫄깃함과 오독오독 씹히는 맛때문에 참으로 좋아하는 편인데요. 닭발편육은 생전 처음 봅니다.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한데 오늘은 왜인지 손이 가질 않네요.
다음 기회에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안동탈맥 수제맥주를 4병에 파는 이벤트를 하고 있네요~!!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기도 하고 비오는 날인데 운전도 해야하니~~ 컬러변색 맥주컵을 증정해준다는 호객에도 단호하게 마음을 굳힙니다.
안그래도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가 한창인 안동인데 안탑깝게도 오늘은 비가 추륵추륵 오늘 날씨라서 참으로 아쉽습니다.
장날도 아닌지라 중앙신시장에서는 그다지 살 것이 없더라고요. 분식집이 있었는데 늘 사랑하는 떡볶이와 튀김은 약간 물렸는지 영 입맛이 나질 않았습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안동 간고등어를 만났어요!!
그 유명한 안동 간고등어를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역시 여행은 직접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안동웅부공원 앞에서 안동예술제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지 안쪽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내려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주차장소를 찾기도 어려워 그냥 지나쳤네요.
시간과 날씨가 허락해준다면 안동 하회마을에도 들리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숙소는 안동시내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오늘 날씨로는 도저히 걸어다니면서 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안동 하회마을과 축제는 내년 이후에 또 기회가 닿는다면 와보기로 해봅니다.
거친 빗줄기를 헤치며 숙소로 달려갑니다~
겨우 숙소에 도착했어요. 빗길에 오는 길이 시골길이라서 조심조심 왔습니다.
이 곳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위치한 수졸당이에요. 한옥스테이가 가능해 고택 체험하기엔 너무나 좋은 숙소입니다.
이 곳으로 들어가서 수졸당 예약을 확인해 볼 수 있어요.
수졸당은 진성이씨 하계파의 종택으로 400여년을 이어온 집이라고 해요. 아직도 종손 내외분께서 기거하고 계시며 10여 번의 제사와 문종 행사를 치르고 있다고 해요.
수졸당 바로 위에는 퇴계이황 선생님의 묘소도 있어 아침 산책겸 묘소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본채는 1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현재 손님들이 머물고 갈 수 있는 별채는 1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당시의 평면구조와 구조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네요.
특히, 이 수졸당에서는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안동 건진국수를 맛 볼 수 있는데, 사실 종손 내외분께서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제사때를 제외한 평상시에는 더이상 건진국수를 맛보기가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오는 날 밤의 조용한 수졸당 저녁.
저희보다 먼저 도착해 있는 가족분들도 계셨고 저희보다 조금 더 늦게 도착한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방은 총 4개인데 저희는 2인 숙박이 가능한 입교실에 머물렀답니다.
이 곳이 저희가 묵은 입교실이에요.
그냥 작은 방에 저렇게 예쁜 이부자리가 있는 공간이에요.
화장실겸 샤워실은 별채 밖으로 나가면 뒤쪽에 자리잡고 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수졸당 주변을 둘러봅니다.
시골의 밤은 너무나 일찍 찾아오기에 어젯밤에는 주변을 제대로 살필 기회가 없었어요.
늘 도시에 살다가 이렇게 한번씩 시골에 찾아오면 너무나 뚜렷하게 느끼는 차이점이 바로 공기..!
어제 비와 오는 바람에 공기가 차서 방문을 열고 잠들기가 참 어려웠지만, 아침에 문열고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이 맑은 산속 공기가 폐속의 검은 때를 다 씻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하나보다..
수졸당 앞에는 종손 내외분께서 가꾸시는지 텃밭이 너무나 앙증맞게 잘 만들어져 있어요.
어젯밤 빗물을 가득 머금고 더욱더 싱그러운 빛을 내는 듯 합니다.
수졸당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도 읽어봅니다. 뒷산에 이황 선생님의 묘소가 있는 것은 미리 알았지만, 앞산에 그 손자인 이영도 선생님의 묘소가 있다는 것은 이제 알았네요.
원래 현 위치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안동댐 건설로 그 위치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하네요.
수졸당 주변을 천천히 걸어나와 좀 더 멀리 가보기로 합니다.
이 곳에서 900M만 가면 이육사 문학관이 있다고 해요.
참, 수졸당에서 자전거도 빌릴 수 있습니다. 날이 좋을때 혹여 수졸당에 숙박하신다면 자전거를 빌려 이육사 문학관까지 한바퀴 달려보는 것도 좋을 듯 해요.
뒷산에 자리잡은 퇴계이황 선생님의 묘소로 아침 산책을 가볼까요?
조금 올라가니 멀찌감치 묘소가 하나 보여 바로 저기가 퇴계 이황 선생님의 묘소인가 했는데~~!
이 곳은 퇴계 이황 선생님의 며느리이신 봉화금씨 부인의 묘소라고 하네요. 유언으로 시아버지이신 퇴계 이황 선생님 곁에 묻어달라하셨다고..
조금 더 올라가면 퇴계 이황 선생님의 묘소가 보일 듯 하네요~ 영차영차
짠! 바로 이곳은 퇴계 이황 선생님의 묘소입니다. 퇴계 이황 선생님의 유언을 따라 비석만 세웠다고 해요.
당대 최고의 학자였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행동으로도 참된 학자의 마음을 가지신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오래된 묘소이지만 참으로 관리가 잘 된 것 같습니다.
퇴계 이황 선생님의 묘소를 방문하고 내려오는 길에 수졸당 너머를 바라봅니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도 한껏 더 푸르른 모습을 자아내네요.
수졸당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다보면 토계천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천을 쭉 따라 내려가면 낙동강 줄기가 나오고 훨씬 더 내려가면 안동호가 있지요. 안동호는 낙동강 상류에 건설된 안동댐으로 인해 생겨난 인공호수예요.
대구시에서는 안동댐, 임하댐과 대구를 이어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원래 낙동강물을 취수해 사용하고 있는데 중간에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로 인해 수질오염의 위험을 안고 있었지요.
가끔 세면이나 샤워하면서 물을 쓸때 내가 쓴 물이 흘러흘러 어디로 흘러가 또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을 생각하면 참.. 조심스러워집니다. 내 단순한 하나의 행동에 그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모든 일이 이해가 되는 듯 합니다.
찬찬히 퇴실 준비를 위해 수졸당 마당으로 들어오니 간밤 빗방울에 흠뻑 젖은 모란꽃이 어디서도 숨길 수 없는 자태를 보여줍니다. 비를 맞은 탓이라 슬그머니 수그러 있는 듯 보이지만, 다시끔 밝은 해가 나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이면 어김없이 화려한 귀태를 더욱더 뿜어내겠지요.
여기엔 작약 꽃봉오리가 있네요.
늘 모란과 작약을 헷갈리곤 했었는데 이번 참에 제대로 알고 가야겠어요.
모란은 낙엽성 관목에 속해 최대 2미터까지도 자랄 수 있죠. 반면에 작약은 풀과로 최대 70cm 높이로만 자라는 편입니다.
모란은 나무과 작약은 풀과로만 기억해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묵었던 작은 방을 정리하고 돌아보며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작고 아담한 방이지만 방바닥에 전기보일러가 있어서 따뜻하게 잘 묵었습니다.
바닥은 따뜻하고 공기는 맑고 시원하고.. 최고의 숙면조건이 아닌가 싶어요.
수졸당을 나서기에 앞에 대청에서 이렇게 사진도 남겨보고요.
보다 더 열심히 한자공부를 했다면 저 글귀들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넘어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시를 참 좋아했는데 시험이 끝나면 늘상 뇌리에서 지워지더라고요.
보다 큰 방은 이런 모습이에요.
하루 잘 묵었다 갑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또 올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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