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시원스레 비가 내리고 있네요.
최근들어 느끼게 되는거지만, 주말만 되면 황사가 오고, 비가 오는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하늘도 아시는 걸까요? 코로나로 위험하니 주말이라도 아직은 마음껏 밖에 나가 놀면 안된다~라는 하나의 계시?를 던져주시는 것 같네요. ㅎㅎ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계속 이불위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홈채널의 무료 영화를 찾았습니다.
새로 들어온 무료 영화 목록을 한번 쭈~욱 내려가다 눈에 띤 다큐멘터리 '직지코드'.
오? 이건 무슨 다큐멘터리일까...바로 궁금증이 발동하여 검색을 해보았죠!
이 다큐멘터리의 포스터입니다
정부와 민간단체가 수년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인 직지심체요절의 반환 요청을 수차례 했으나, 아직까지도 이뤄지고 있지않다는 내용은 뉴스나 기사를 통해 접했던게 기억나더군요.
세계 최초 금속활자 탄생의 미스터리라니!
플레이 버튼에 손가락을 옮겨봅니다.
직지심체요절 : 원명으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며 줄여서 직지심경 또는 직지라고도 불리웁니다.
고려 시대 1372년 백운 경한에 의해 저술되었고 청주에 있는 흥덕사에서 1377년 금속활자로 인쇄되었죠.
세계 최초 금속활자라는 이 직지심경은 조선시대 고종때 서울주재 초대 프랑스공사로 근무하던 콜랭 드 플랑시가 다른 수많은 한국의 고서, 골동품, 서화등과 함께 프랑스로 가져갔고 그의 수집 목록안에는 삼강행실도, 오륜행실도, 경국대전, 소학집성 등등 너무나 소중한 우리나라 문화유산인 77권의 고서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국사책에서 배웠던 책들..이런 소중한 책들을 전부 가져갔다니.. 와..
골동품수집가 베베르에 구입되었다가 다시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된 직지심경은, 후에 1967년 파리의 국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던 재불역사학자 고 박병선 박사에 의해 도서관 창고 구석에서 먼지가 쌓인 채로 방치되었다 발견되고 세상에 알려집니다.
복사본을 한국에 넘기고 함께 끊임없이 연구하여 구텐베르크보다 78년정도 앞선 금속활자 인쇄물임을 입증하고 결국 유네스코 문화 유산의 등재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조선시대 왕실의 주요 행사나 내용을 기록한 책인 '외규장각 의궤' 또한 폐기될 책들을 모아놓은 창고에서 고 박병선 박사에 의해서 발견되었죠!
그녀는 국립도서관에서 해고를 당하면서도 의궤를 고국으로 보내고자 끈질긴 집념을 보였고 결국 그녀의 발견은 '의궤'의 2011 한국으로 영구대여식 반환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되죠.
자! 그럼 다큐멘터리에서는 질문을 던집니다.
구텐베르크보다 78년 앞서 만들어진 직지심경!
혹, 구텐베르크가 직지심경의 금속활자로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없었는가? 라는 것입니다.
이는 2005년 IT전문가들이 참여한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엘고어 전 미국부대통령의 놀라운 이야기에서 그 시작을 맞습니다.
당시 포럼에 참가한 사람들의 표정 보이시나요?
유럽중심주의(Eurocentrism)로 물들은 많은 역사적 인식에 충분히 경종을 울릴만한 크나큰 언급이 아닐 수 없을테니까요.
엘 고어의 발언에 대한 명확한 자료와 고증을 발품팔아 찾아내며 확인하기위한 그 여정이 다큐멘터리에 고스란히 담아보여줍니다.
독일 마인츠, 프랑스 파리와 아비뇽, 스위스 바젤, 이탈리아 로마와 아시시 그리고 피렌체 등을 찾아다니며 학자와 연구자들과의 인터뷰를 끌어내죠.
그리고 그 중에 만난 한 분은 엘 고어의 말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는 정설이나 다름없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직지코드 제작진의 취재요청에 특히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여러번 거부를 했던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행태는 강한 의구심마저 들게합니다.
직지심경을 연구하려는 목적이거나 한국의 고위 공무원들이 왔을 때만 열람이 가능하다는 그들의 답변은 과연 이들이 직지심경을 제대로 보관 보존을 하고 있을까...의구심 곱하기 의구심!!! 우리껀데...왜 못보냐고요....
또한 취재도중 그동안 촬영했던 카메라와 외장하드 다수를 도난당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도 참 꺼림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구텐베르크의 출생지이기도 한 독일 마인츠의 박물관에서는 구텐베르크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 증거가 하나도 남아있지않음을 알아내게 됩니다. 이건 정말 놀라웠어요.
아니, 실질적 증거가 하나도 안 남아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전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구텐베르크를 역사속에 홍보해 온 것일까!
작업실도, 글자 모형도, 인쇄기도 전혀 남아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박물관 관계자가 하나의 '증거'로 제시한 법정 공방 공증 문서에는 단지 '구텐베르크는 책에 관한 일에 돈을 썼다고 말했다'만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얘기하죠. 본인도 약간 당황해하는 듯이 얘기합니다.
또, 독일 마인츠에 세워진 구텐베르크의 동상 또한 프랑스에게 세워준 것이며 구텐베르크의 정확한 초상화 한점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울 놀자를 연발하게 합니다.
박물관 관계자는 직지심경의 금속활자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과는 분명히 다른 것 일뿐임을 강 to the 조하죠.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덕에 서구에서는 성경책의 보급과 함께 지식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하죠.
유럽의 문화 역사에서 구텐베르크가 가지는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위치임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몇몇의 관련자들은 이런 문화 역사 다지기에 있어 돈이 가지는 힘을 살짝 언급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유산을 수집해 프랑스로 간 콜랭 드 플랑시는 학창시절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책을 최대한 많이 가져오라고 교육을 받았다는 내용도 나오는데 과연 문화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이 타문화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 듯 합니다.
유럽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고려와 원나라의 교류를 취재하던 중 1333년 교황이 고려의 왕에게 보낸 편지가 바티칸 비밀문서고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전달됩니다. 대박...!!!
그 편지의 내용안에는 '고려왕이 우리가 보낸 그리스도인들을 환대해줘서 기쁘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죠.
최초로 한국에 온 유럽인은 1594년 세스페데스 신부로 기록하고 있는 천주교 역사에조차도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을뿐더러 고려의 금속활자와 유럽의 금속활자 사이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풀어줄 중요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다큐멘터리의 끝부분에는 직지심경의 내용에 대한 스님의 얘기도 담겨나옵니다.
"사람이 부처다"라는 한국의 불교 인불사상이 바탕이 되는 직지심경은 늦었지만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더더욱 한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되찾아야 할 정말 중요한 세계 문화 자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려의 금속활자가 먼저다, 구텐베르크가 먼저다를 떠나 유럽중심주의에 편중된 세계 역사에서 사실을 기반으로 진실에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죠.
유럽인들이 그들의 문화에 대한 엄청난 자긍심과 또 그것을 지키기위한 노력이 지금의 그들을 만든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에 매료되어 매년 전세계에서 엄청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말이죠.
독일 마인츠에서 구텐베르크 거리나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홍보와 문화 지킴에 힘쓰는 것을 보고도 많은 생각이 들어요.
미래로의 발전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엄청난 자부심과 지혜가 담긴 과거의 유산을 잘 보존하고 지켜감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나서 저는 앞으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에 대해 외국인 누군가 이야기를 꺼낸다면 정말이지 자랑스럽게 직지심경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힘차게 이야기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프랑스에서 한국으로의 직지심경 반환문제에 대해 보다 더 관심있는 자세를 갖고 열렬히 응원할 것입니다.
♥~따뜻한 공감 하나, 댓글 하나에 글쓴이는 햄볶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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