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우여곡절끝에 지우펀에 겨우 도착했었죠.
우리가 간 날은 더욱이 주말이었어요. 이 좁은 길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데다 점점 굵어지는 비까지..난리통도 이런 난리통이 없네요. 그런데 이런 불편함 북적북적함이 은근히 매력있다고 해야하나요.. 사람은 역시나 사회적 동물일 수 밖에 없는지 사람이 많은 줄 알면서 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이 닿는것 보면 역시나 사람이 사람을 떠나 살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거의 열번 넘게 본 열혈팬으로!!! 지우펀 즐기기는 이제 시작~
누가크래커에 들려 한봉지 사서 맛도 봅니다.
크래커 치즈가 쫀쫀한 것이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맛있습니다. 단짠단짠 맛에 담백함까지!
대만 여행의 기념으로 엽서도 구입했어요!
맛집인지 사람들이 꽤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네요.
그러고보니 시간이 어느새 저녁 6시를 훌쩍 넘어 서둘러 저녁식사할 식당을 찾아보았어요.
일전에 대만 오기전 맛집 리스트를 훑어 드디어 한 곳을 선정!
지우펀에는 이 좁은 길에 오르막 계단도 굉장히 많고 은근히 가파르기도 해서 정말 조심해야해요. 특히 어르신들 모시고 하는 여행시에는 필히 주말을 피해 여행오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길도 미끄럽고 계단은 특히나 미끄럽더라고요. 정말 구비구비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있어서 구글맵을 키고 돌아다니면 위치를 어느정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게 빗속을 뚫고 도착한 아리주방!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맛집이라고 하는데요. 어떨지 과연!!
우리가 갔을 때 식당에는 두팀 정도 식사를 하고 계셨고 한국분들과 외국분들이 계셨어요.
1인당 세트메뉴도 있고요~ 간편하게 1인 세트메뉴를 시켜도 좋을 것 같아요.
NT$1300이면 대략 5만원이 좀 넘겠네요. 관광지인 만큼 가격대가 있어요. 그래도 음식 맛이 좋다면 어느정도 보상심리를 만족시키겠죠!
우리는 1인당 세트메뉴를 다 소화시킬만한 위장 여유가 없어서 그냥 개별메뉴를 몇가지와 밥을 따로 주문해서 같이 먹기로 했어요! 너무 좋았던 점은 메뉴마다 한글로 표기가 되어있어서 어찌나 보기 편하든지요. 그리고 메뉴 종류가 정말 많더라고요!
우리의 주문메뉴
소고기볶음밥 하나
공바오 치킨 x 2
마늘 새우
달콤한 칠리 항정살
공기밥 x 3
이렇게 주문했어요.
참, 그리고 대만 식당은 대부분이 물을 따로 구입해야하더라고요. 한국만큼 물과 반찬은 무제한으로 서비스 주는 나라.. 세계에서 참 많이 드문 것 같아요. 여기서 또 대한민국 사랑 한번 읊어주고요.
소고기볶음밥!!
비쥬얼은 평범하지만 정말 입맛에 착착 달라붙는 맛있는 볶음밥이에요!
와 그리고 이 공바오 치킨!! 두번 세번 더 시키셔도 됩니다~~! 저희도 한번 더 주문해 먹었어요. 진짜 매콤하니 한국인들 입맛에 찰떡입니다. 재료도 신선하고요. 칠리와 땅콩을 넣어 매콤함에 단백한 맛까지.. 집에서 시도해 보고 싶은 요리입니다.
달콤한 칠리 항정살~~! 무난한 고추 돼지고기 볶음이에요. 간도 딱 알맞고 밥반찬으로 진짜 최고더라고요.
집에서 꽈리고추랑 홍고추 넣어서 돼지고기 항정살이랑 맛있게 볶아내면 이런 맛이 날려나요!! 느끼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담백한 맛이 가득해서 참 좋아요.
그리고 비쥬얼 끝판왕인 마늘새우!!
정말 세계 제 1위의 마늘 소비국다운 한국인들을 위한 메뉴라고 해야할까요..
마늘이 듬뿍듬뿍..느끼함은 확 잡아주고 고수와 함께 새우의 싱싱하고 담백한 맛은 살려주고!!
완전 밥도둑이었어요..
진짜 대만와서 최고로 맛있게 먹은 식사랍니다. 모두들 엄지척에 대만족!
혹 물이나 음료가 고프신 분들은 매장안에 있는 이 냉장고에서 음료를 셀프로 가져가서 드시면 되어요. 그리고 나갈때 계산시에 어떤 음료수를 몇 병 마셨다를 말씀하시고 계산하시면 됩니다.
맛있게 잘 먹은 기념으로 명함도 한장 기념 사진 남기고요~
이제 대망의 센과 치히로를 찾아서 지우펀 유명 찻집을 가볼까요!!
지우펀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두 곳 찻집이 있는데요. 바로 아메이차루와 해열루경관차방입니다.
우리는 이 중 아메이차루를 선택했지요!
지우펀 아리주방에서 아메이차루로 가는 길은 연속된 계단 내리막이에요.
아메이차루와 해열루경관차방쪽의 전경은 너무나 유명해서 모두가 한번쯤은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때문에 길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로 지체됩니다.
사실 이 길은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골목계단길 수치루라고 해요.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계단으로 되어있다고 하고 양쪽으로 찻집이 들어서 있지요. 그리고 이 길의 중간쯤에 아메이차루 찻집이 있답니다.
아메이차루보다 해열루경관차방이 사람들로 엄청나게 붐비더라고요. 웨이팅줄이 정말 끝이 없었답니다. 그 연유란 해열루경관차방에서 아메이차루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야 우리가 흔히 봤던 그 지우펀 유명샷이 나오는 까닭이랍니다 ㅎㅎ
웨이팅을 별로 원치않던 저희들은 다행히 웨이팅 별로 없이 아메이차루에 입성!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입구에 걸린 마스크는 상당히 일본틱하죠? 아메이차루 내부예요.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 전망쪽에 자리가 나서 다행히 앉았어요.
비와 안개때문에 불빛을 제외한 저 멀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답니다. 원래 지우펀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멋진 경치로도 그 명성이 자자한데 말이죠. 하지만, 비와 바람이 함께하는 운치있는 오늘 밤도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비가 와서 조금 춥긴한 것만 빼면요. ㅎㅎ
다과가 왔어요. 1인당 NT$300이었던 것 같아요. 인원수에 맞게 다과를 준비해서 가져오고 또 바로 앞에서 어떻게 차를 즐길 수 있는지 알려주십니다. 굉장히 빠르게 착착 알려주시는데 그 와중에 친절함은 빼먹지 않으십니다 ㅎㅎ
이 안에 차가 담겨있어요. 위에 있는 찻잔을 차의 향을 맡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붙잡고 살짝 들어올려서 코에 가까이 대고 향을 맡으면 됩니다~
그리고 여유있게 차를 즐기면 되죠. 시각, 후각, 청각, 미각이 모두 살아숨쉬는 이 시간.
차 한 모금 마시고 지우펀 전경을 감상합니다. 더 거칠어진 빗소리에 살짝 집에 돌아갈 길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이 참 좋습니다. 지우펀에 안 왔으면 어쩔뻔 했을려나요.
디저트 네가지 중 하나씩 맛봅니다. 이 하얀색은 매실절임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참깨과자도 있었고 떡이랑 송화다식도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식을 정말 좋아해요! 잘 으스러져서 먹기 힘든 불편한 점만 빼면 차와 함께 더없이 좋은 간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우펀은 원래 조용한 산골 마을이었는데 1920년대 광산업으로 마을이 크게 번성한 경우예요. 일본 통치 시절때에도 대만인에게도 채굴권이 주어져 대만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요. 힘든 광부의 삶의 이면에는 오락놀음과 도박에 삶의 시름을 잊고자 했던 모습 덕분에 지우펀은 당시 붉은 홍등을 단 많은 오락놀음과 도박 시설이 흥행했다고 하지요. 이후 쇠퇴의 길을 걷다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조금 올드한 영화일지 모르는 1990년대 대만의 영화 <비정성시>로 특유의 건물적 특징과 배경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죠.
참, 지우펀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인 관광객만큼이나 많이 있었어요.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만은 일본에 참 우호적이에요. 역사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던 것 같고.. 일본의 식민지로 있던 기간 일본과 대만의 관계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많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했지요. 정작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은 지우펀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하고, 사람들의 상상력이 불러일으킨 관심인지 어떤지 확실히 알 길이 없으나 여하튼 한동안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로 알려져 사람들의 관심을 가득 받기도 했던 것 같아요. 홍등 특유의 분위기때문인지 정말 사람들이 오해할만도.
이제 지우펀을 떠날 시간.
수치루를 쭉 따라 내려갑니다. 오른쪽에 또다른 찻집이 있네요.
버스 전광판에 이미 운행시간이 끝난 버스들도 보이고요.
시먼역까지 가는 965번은 아직 운행중입니다.
드디어 965번이 도착했어요! 너무나 반갑습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훨씬 이전 정류장에서부터 버스를 타고온 승객들로 버스 안의 그야말로 좌석이 가득 찼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입석으로 갑니다. 다행히 한 가이드분이 이끄는 여행 팀이 루이팡역에서 내려서 자리를 잡고 시먼역까지 폭풍단잠에 빠져들었지요.
그럼 오늘의 지우펀 여행기는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에서 또 만나요~!
댓글